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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_제태크

삼성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려는 이유

2021년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봇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1조 원 규모로 인수했습니다. 시장에 제대로 된 제품 하나 내놓은 적 없는 미국 기업을 거액을 들여 인수한 것에 대해 말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이 정도 기술력의 로봇 회사를 찾을 수 없다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반론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정말 한국에는 그에 필적하는 수준의 기업이 없을까요? 애국심 빼고 객관적으로 실제 성적만 놓고 봐도 아닐 수 있습니다. 한국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스턴 다이내믹스에게 굴욕을 안겨준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삼성이 지분참여를 하고 인수까지 계획하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해서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인간형 로봇 휴보의탄생

 

2015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 다르파로보틱스 챌린지에서 현대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이기고 심지어 미항공우주국까지 누르고 그랑프리를 거머쥔 이력을 갖춘 "팀 카이트스트"의 회사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혜성처럼 등장했죠. 우승이 점쳐지던 일본 로봇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기업들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로봇에 전 세계가 놀랐습니다. 그 파급력이 어느 정도였냐면 대회 직후 미국 해군 연구소에서 카이스트의 휴보를 뜯어보고 연구하기 위해 무려 4대나 주문해서 사갈 정도였죠.

 

이 정도면 삼성전자의 선택이 좀 수긍이 가시나요? 오늘은 삼성전자가 세계 로봇 시장이라는 전쟁터의 승부수로 손에 쥔 카드로 더 유명해졌죠. 카이스트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센터의 스핀오프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 로봇 회사를 꿈꾸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인공지능과 로봇 열풍을 타고 급조된 신생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4년 한국도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를 만들었다는 뉴스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로봇의 이름이 휴보입니다. 그 무렵 인간처럼 자연스러운 이족보행 로봇은 일본 자동차 메이커 혼다의 아시모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은 로봇 공학 부문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나라였기에 우리 국민들도 놀라고 해외에서는 더 놀랐는데요. 첫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이들이 카이스트 오준호 교수와 연구원들이었습니다. 이들이 몸담고 있던 곳이 이후 수많은 로봇 전문가들을 배출한 카이스트의 전설적인 연구소,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센터 일명 "휴보랩"입니다.

 

이 연구소의 사업적인 부분을 총괄하기 위해 2011년 스핀오프로 창립된 회사가 바로 이정호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당시 이름으로 레인보우, 지금의 레인보우로보틱스입니다.

 

 

레이보우로보틱스의 부상

 

휴보가 첫 선을 보인 후로 휴보 2, 알버트 휴보, 휴보 fx1, DRC휴보까지 등장하며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상징이자 한국 로봇 기술을 대표하고 있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휴보라는 이름은 DRC휴보의 2015년 다르파로보틱스 챌린지 그랑프리를 마지막으로 뉴스에서 사라졌고 우리 기억 속에서도 희미해졌는데요. 인간형 로봇의 발전이 정체되었고 이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이 시들해진 이유가 큽니다.

 

휴머노이드가 신기하고 대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리 기계공학적인 부문이 고도화되어도 로봇의 두뇌, 즉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로봇을 더 인간처럼 움직이게 하는 데 미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카이스트 휴보랩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하는 전 세계 모든 개발자들이 그저 견뎌야 했던 일종의 암흑기였는데요. 시간이 흘러 2020년대에 들어서자 몇 가지 이유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첫째는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입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를 통해 딥러닝 기술이 대중화되고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휴머노이드가 스스로 학습하며 인간의 생활공간 속에서 함께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두 번째는 사회와 환경의 변화인데요.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노동인구의 감소, 근로시간의 단축, 임금 상승, 구직자들의 고위험 3d 업종 기피 현상 등이 두드러지면서 인간을 대신해 위험하고 반복적인 노동과 서비스를 제공할 휴머노이드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높아지게 된 것입니다.

 

오준호박사
오준호박사

 

여기에 2021년 일론머스크가 테슬라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발표하면서 휴머노이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우리나라에서도 두산로보틱스, 유진로봇, 뉴로메카 등의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중 갑자기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경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그것이 2023년 3월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 발표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총 870억 원을 투자해 15%의 지분을 확보했는데요. 그런데 대중들의 관심이 쏠린 것은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이 2029년 기한의 콜옵션 계약입니다. 최대 60%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기에 삼성전자가 단순한 투자를 넘어 레인보우로보틱스 회사 자체의 인수를 고려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신호였기 때문입니다.

 

 

 

살아남기 위한 인고의 시간

 

한때 잠시 세상을 바꿀 것처럼 주목받다 사라진 기업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불과 1년 남짓이지만 업력은 이미 10년이 넘은 지 오래입니다. 열악한 시장 환경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은 생존력 있는 회사이지만 처음 창립된 것은 기술 스타트업의 야망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휴보를 발표하자 해외 연구기관과 기업에서 휴보를 구입하고 싶다는 의뢰가 계속 들어왔습니다. 로봇을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닌 연구 목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구입된 휴보는 철저하게 분해되어 분석될 수 있고 역설계를 통해 카피해서 만들어 볼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경쟁자가 될 수 있는 해외 기관과 기업의 기술이 통째로 넘어갈 수 있는 위험도 있었습니다.

 

휴보랩은 대학 연구소이고 애초부터 휴보는 판매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서 상용화를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연구 자금은 항상 부족했습니다. 로봇 중에 특히 휴머노이드 개발은 당장 국가 경제나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연구 결과가 사업화로 이어지기 힘든 연구는 정부의 연구 지원을 받기 힘들었습니다.

 

인간과 닮은 로봇 개발은 천재들의 비싼 장난감을 만들어주는 쓸모없는 연구로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011년이 되었을 무렵 카이스트 오준호 박사는 중요한 결정을 내립니다. 로봇 개발과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벌자고 말이죠. 아직까지 휴보는 가정용 산업용으로 보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의 로봇 개발자들은 휴보를 직접 보고 이를 연구용으로 쓰고 싶어 했기에 그들이 개발한 로봇을 팔아 연구비를 충당하자고 결정했던 것입니다. 연구소는 유통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위한 기업 법인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레인보우로보틱스였습니다. 카이스트 휴보랩에서 탄생하고 휴보를 통해 성장한 상징적인 기업인 것이죠. 한국 휴머노이드 개발의 기틀을 마련한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이자 휴머노이드로봇 연구센터 소장인 오준호 박사와 함께 창립부터 지금까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이끌어오고 있는 이는 이정호 대표이사입니다.

 

휴보 개발 초기부터 실제 개발에 참여했고, 랩이 개발한 기술들을 사업화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우면서 지금의 레인보우 로보틱스를 만들어온 중요한 인물입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1년 미국 국립과학재단을 통해 MIT 등에 6대의 휴보 2를 판매하고, 2013년에 구글에 역시 2대를 판매하면서 총 8대의 휴보 로봇 수출을 통해 40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휴보
휴보

 

힘들게 개발한 노하우가 전부 담겨 있는 로봇의 가격은 대당 5억 원이었죠. 일본의 경우는 어땠을까요? 혼다는 세상에 아시모를 처음 선보인 첫 해부터 말만 무성했을 뿐 무려 18년 동안 이어진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단 한 대의 아시모도 실제로 상용화되어 판매된 적이 없습니다.

 

아시모뿐만 아니라 전 세계 로봇 연구기관들이 그들이 개발한 로봇을 판매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연구소의 생존을 위해 더 나은 연구를 위해, 세계 로봇 기술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그들의 발명품을 내놓았던 것이죠.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2015년 "다르파 로봇틱스 챌린지" 우승은 미국 현지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에 미국 해군연구소에서 대회에 그랑프리를 안겨준 로봇인 DRC휴보를 4대나 구입해 갑니다.

 

이렇게 휴보는 2021년까지 총 25대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휴보는 최초의 성공적인 휴머노이드 상용 로봇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그들의 발명품을 내다 팔고 더 나은 더 우수한 연구 결과를 끊임없이 내놓는 그들의 태도야말로 지금까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살아남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휴머노이드는 F1머신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계속 믿고 그들의 미래 행보에 기대해도 되는 이유는 뭘까요?

 

첫째, 카이스트 휴버랩에서부터 축적되어 온 경험과 전문성을 다양한 실용적으로 사업화시키는 로봇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자동차 다음은 로봇이다라는 말처럼 미래 대한민국의 주요 먹거리가 로봇이라는 생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로 변화하고 전기차가 점차 하나의 통합 전자제품으로 진화하면서 점차 자동차와 로봇이 많은 공통점을 갖게 되는 것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로봇은 자동차 산업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기계공학과 전자 통신 기술뿐만 아니라 산업 디자인까지 종합적으로 한 나라의 기술력을 측정하는 척도입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정호 대표이사는 자주 이런 비유를 합니다. 로봇이 자동차라면 휴머노이드는 F1 머신이다.

 

아주 적절한 비유인데요. 우리가 거리에서 F1 머신을 보는 경우는 없지만 F1 레이싱에서 우승하는 기업이 최고의 차를 만드는 회사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 개발을 통해 많은 첨단 기술을 보유했고 이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의 실용화가 아직 멀었다고 좌절하지 않고 파생 기술로 사업을 확장해 온 것이죠. 의외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창립 때부터 현재까지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제품은 천문 연구에 사용되는 마운트 기술입니다. 휴버의 개발 과정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정교한 제어 기술을 통해 천체 관측에 사용되는 정밀 지향 마운트 시스템을 완성한 것이죠.

 

로봇의 핵심 기술인 구동기, 감속기, 앤코더를 비롯한 소프트웨어까지 고스란히 천체 관측 시스템에 적용되었습니다. 이렇게 로봇 관련 기술은 다양한 첨단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개발한 기술을 끊임없이 상용화하고 이를 비즈니스화시키는 역량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뛰어난 수완을 보여주고 있고, 로봇 개발 과정에서 탄생한 많은 기술들을 꼼꼼히 챙겨서 사업화시킨다는 것은 큰 강점입니다. 창립 초기부터 CEO 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는 이정호 대표이사를 계속 신뢰해도 좋은 이유입니다.

 

둘째, 로봇 산업 발전의 장기 로드맵의 각 단계별 대응이 준비된 회사라는 점입니다. 그들이 파생 기술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고 해서 로봇에 손을 놓은 것은 아닙니다.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오기 전에 인간과 함께하는 협동 로봇의 보급이 우선이었습니다.

 

로봇의 종류는 제조로봇, 협동로봇, 서비스로봇에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제조 로봇은 안전 펜스 너머 인간과 따로 작업하는 로봇인 반면, 협동 로봇은 인간이 작업하는 생산라인에서 작업자와 협력해 안전하게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로봇을 말합니다.

 

인간의 존재를 인식하고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인간과 협업할 수 있는 로봇이기 때문에 이전의 산업용 로봇보다 센서와 자동 제어에서 훨씬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이정호 대표는 로봇은 움직이고 환경을 인식하고 그 기반에서 작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족 보행뿐만 아니라 이동을 위한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고 환경을 인식할 수 있는 라이다를 비롯한 다양한 센서를 비롯해 인간의 손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업하는 로봇의 다양한 기능을 협동 로봇에 담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치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궁극적인 사업적 최대 목표는 핵심 부품의 내재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인데요. 구동기, 엔코더, 브레이크, 제어기 등의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 개발 생산에 타사 대비 30%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장 환경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실제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판매해 강력한 경쟁자들인 중국, 독일, 일본 기업들과 경쟁에 자생할 수 있는 회사임을 입증한 것입니다.

 

협동 로봇은 자동차, 스마트폰, 반도체 등 제조업 현장에서 아직도 도입 수요가 많은 시장입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가장 빠르게 협업할 수 있는 부분도 바로 이 협동 로봇 " RB시리즈"를 도입하는 것이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결국 그들의 경쟁자는 중국의 로봇 기업들이며 결국 시간이 흐르면 가격 경쟁은 피할 수 없는 대결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목표인 로봇 관련 핵심 기술을 모두 확보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로봇을 가장 싸게 공급하는 것이라는 꿈이 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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